공중밀집장소추행죄, 억울한 신체 접촉이 유죄가 되는 2가지 치명적 실수

안녕하세요. 검사 출신 배한진 변호사입니다.
출퇴근길 숨 막히는 지하철이나 인파가 몰리는 행사장에서 의도치 않은 신체 접촉으로 갑작스럽게 경찰 조사를 받게 되셨나요?
복잡한 상황 속에서 일어난 불가피한 마찰이었을 뿐인데, 하루아침에 성범죄자로 몰릴 위기에 처해 억울하고 막막한 심정이실 그 상황에 깊이 공감합니다.
하지만 수사기관은 피의자의 당황스러운 감정이나 억울함보다는, 겉으로 드러난 정황과 진술을 바탕으로 엄격하게 사건을 바라봅니다.
검사 재직 시절 수많은 성범죄 사건의 기록을 검토했던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억울한 상황임에도 무심코 한 행동이 어떻게 유죄의 결정적 근거로 둔갑하는지 객관적으로 짚어드립니다.
1. 공중밀집장소추행죄의 무거운 법적 처벌 수위와 성립 요건
일반적으로 성범죄라고 하면 물리적인 폭행이나 협박이 동반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성폭력처벌법 제11조에 규정된 공중밀집장소추행죄는 대중교통, 공연장 등 사람이 밀집하는 장소라는 특수성 때문에, 강제적인 위력 행사가 없었더라도 혐의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해당 혐의가 인정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나아가 벌금형 이상의 처벌이 확정되면 신상정보 등록,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 제한 등 평범했던 일상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보안처분이 함께 부과됩니다.
혼잡한 공간이라 명확한 CCTV 등 물증이 없는 경우가 많아, 초기 대응 방향에 따라 유무죄의 결과가 극명하게 갈리는 범죄이기도 합니다.
2. 억울한 상황을 유죄로 뒤바꾸는 2가지 치명적 실수
경찰 조사를 앞둔 피의자들이 불안한 마음에 가장 흔하게 범하지만, 사건의 방향을 최악으로 이끄는 결정적인 실수들이 있습니다.
1)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현장에서의 섣부른 사과
만원 지하철 안에서 누군가 불쾌감을 표출하며 화를 낼 때, 당황한 나머지 일을 크게 만들지 않으려 “미안합니다”,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닙니다”라고 사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법리적인 관점에서 이러한 섣부른 사과는 범행을 인정하는 ‘자백’으로 강력하게 작용합니다. 수사기관은 “죄를 짓지 않았는데 왜 사과를 했는가?”라는 논리로 접근하기 때문에, 추후 억울함을 호소하더라도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받게 됩니다.
2) 고의성을 방증하는 애매모호한 진술
수사관의 압박 질문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밀리다 보니 저도 모르게 닿았을 수도 있습니다”라는 식의 답변을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합니다. 이는 신체 접촉 사실 자체를 피의자가 스스로 인정해버리는 결과를 낳습니다. 객관적인 상황을 명확히 설명하지 못하고 모호한 태도를 취하면, 수사기관은 피해자의 구체적이고 일관된 진술에 더 큰 무게를 두어 피의자에게 추행의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3. 감정적 호소를 멈추고 객관적 법리로 대응해야 할 때입니다
공중밀집장소추행죄 사건은 누구의 주장이 더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정황에 부합하는지를 가려내는 고도의 법리적 싸움입니다.
“사람이 많아서 어쩔 수 없었다”는 단순한 해명은 실무에서 방어 논리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억울한 누명을 벗기 위해서는 감정적인 호소에서 벗어나, 사건 당시의 교통카드 승하차 기록, 해당 칸의 시간대별 혼잡도를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자료, 주변 목격자나 동선 등 이성적인 정황 증거를 신속하게 수집하는 과정이 요구됩니다.
성범죄 혐의는 수사 초기 단계의 진술과 대처가 전체 사건의 결과를 좌우합니다.
당황스러운 마음에 치명적인 실수를 남기기 전에, 수사관의 시각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법리적 허점을 찾아내는 냉철한 진단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현재 마주하신 위기 상황을 이성적으로 방어하고, 평온했던 본연의 일상으로 조속히 돌아가실 수 있는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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