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강제추행경찰조사, 억울한 블랙아웃 혐의를 벗는 단 하나의 결정적 증거

안녕하세요. 검사 출신 배한진 변호사입니다.
술자리가 끝난 다음 날, 갑작스러운 경찰의 연락을 받고 머릿속이 하얗게 질리셨나요?
서로 기분 좋게 술을 마시고 합의하에 자연스러운 스킨십을 나누었다고 생각했는데, 상대방이 ‘술에 취해 아무런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고소를 진행했다는 소식에 억울함과 두려움으로 밤잠을 설치고 계실 그 막막한 심정에 깊이 공감합니다.
준강제추행은 폭행이나 협박 같은 물리적인 강제력이 없었더라도, 상대방이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에 빠져있는 것을 이용하여 추행했을 때 성립하는 무거운 범죄입니다.
특히 양측 모두 술을 마신 상황에서 발생하는 ‘블랙아웃(기억 상실)’ 사건의 경우, 억울함을 풀기 위해서는 감정적인 호소가 아닌 수사기관이 납득할 수 있는 명백하고 이성적인 입증이 요구됩니다.
1. “저도 취해서 잘 기억이 안 납니다”라는 진술의 위험성
억울한 마음에 첫 경찰 조사를 받으러 가서 피의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치명적인 실수가 있습니다. 바로 “저도 당시 술에 취해서 정확한 기억이 없습니다” 혹은 “서로 만취한 상태에서 분위기에 휩쓸렸습니다”라고 답변하는 것입니다.
수많은 성범죄 사건의 증거 기록을 검토하고 기소 여부를 결정했던 검사의 시각에서 볼 때, 이러한 진술은 스스로 무덤을 파는 것과 같습니다.
준강제추행 사건에서 피해자가 ‘만취하여 기억이 끊겼다’고 일관되게 주장할 때, 피의자마저 기억이 불확실하다고 진술하면 수사기관은 상대적으로 피해자의 주장에 더 큰 신빙성을 부여하게 됩니다.
결국 억울함을 호소하러 간 자리에서 내뱉은 모호한 진술 한마디가 혐의를 기정사실로 만드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2. 억울한 혐의를 벗는 핵심, ‘항거불능’을 탄핵하는 증거
그렇다면 이 억울한 굴레를 벗어던질 수 있는 단 하나의 결정적인 열쇠는 무엇일까요?
바로 상대방이 당시 법률적으로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가 아니었음을 증명하는 객관적인 정황 증거를 수집하는 것입니다.
강조가 필요한 핵심 증거 확보 방안 3가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사건 전후의 생생한 CCTV 영상 확보
술집 내부, 길거리, 엘리베이터, 모텔 로비 등에 남겨진 CCTV 영상은 진실을 밝히는 가장 강력한 무기입니다. 대법원 판례는 단순히 기억을 잃은 ‘블랙아웃’ 상태와 실제로 의식이 상실된 ‘패싱아웃’ 상태를 구분합니다. 영상 속에 상대방이 비틀거림 없이 똑바로 걷는 모습, 스스로 비밀번호를 누르는 모습, 대화를 나누며 주도적으로 행동하는 모습 등이 담겨 있다면 이는 항거불능 상태가 아니었음을 증명하는 가장 유력한 물증이 됩니다.
2) 결제 내역과 객관적인 행동 기록
사건 직전이나 직후에 상대방이 직접 대리기사를 호출했거나, 본인의 카드로 정확하게 비용을 계산하는 등의 행위는 이성적인 판단 능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훌륭한 정황 증거입니다.
3) 사건 전후로 나눈 메시지 내역
사건 다음 날 “잘 들어갔어?”와 같이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었거나, 서로의 안부를 묻는 등 자연스러운 카카오톡 메시지 내역은 강제성이 없었음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자료로 활용됩니다.
4.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는 객관적인 대처가 필요합니다
준강제추행은 피해자의 진술만으로도 수사가 매우 빠르게 전개되는 범죄입니다.
특히 진실을 밝혀줄 CCTV와 같은 영상 증거는 보존 기간이 불과 며칠에서 몇 주 정도로 매우 짧습니다.
경찰 조사를 앞두고 막연히 진실이 밝혀지기를 기다리는 것은 피의자에게 주어진 골든타임을 허비하는 위험한 행동입니다.
객관적이고 냉철한 법리적 진단을 통해 상대방 주장의 모순점을 찾아내고, 수사 초기 단계부터 어떠한 증거를 수집하여 진술의 방향을 어떻게 설정할지 명확한 기준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예기치 못한 억울한 혐의로 평온했던 일상이 무너질 위기에 처해 있다면, 감정적인 대처를 멈추고 철저한 방어 전략을 통해 본래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합리적인 대안을 모색하시기를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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