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보낸 것도 아닌데 왜 처벌받나요?” 통신매체이용음란죄(성폭력처벌법 제13조, 이른바 ‘통매음’) 사건에서 자주 나오는 질문입니다. 카카오톡이나 문자로 직접 전송한 경우가 아니라, 자신의 SNS 계정에 글을 올리면서 상대방 계정을 ‘멘션(@)’으로 표기한 경우에도 죄가 성립할 수 있을까요?
최근 대법원은 상대방이 계정을 차단해 게시글이 실제로 전달되지 않았더라도, 멘션 기능으로 상대방을 지목해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글을 게시했다면 법에서 말하는 ‘도달’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25. 8. 14. 선고 2025도986 판결). 이 판결로 통신매체이용음란죄의 성립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어떤 행위가 처벌 대상이 되는지가 한층 분명해졌습니다. 아래에서 성립 요건과 대법원이 본 ‘도달’의 기준, 처벌 수위와 대응 방향을 정리했습니다.
통신매체이용음란죄란: 법적 정의와 성립 요건
통신매체이용음란죄는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으로, 전화·우편·컴퓨터 그 밖의 통신매체를 통하여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음향·글·그림·영상 또는 물건을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한 경우 성립합니다(성폭력처벌법 제13조).
유사 개념과의 차이
| 구분 | 통신매체이용음란죄 | 모욕죄 (형법 제311조) | 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 유포 |
|---|---|---|---|
| 보호 대상 |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인격권 | 개인의 외부적 명예 | 건전한 정보통신 이용 환경 |
| 핵심 행위 | 성적 수치심·혐오감 유발물을 특정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함 | 공연히 사람을 모욕 | 불특정 다수에게 음란물 배포·전시 |
| 상대방 특정 | 특정 상대방에게 도달해야 함 | 공연성(불특정·다수 인식 가능성) 필요 | 특정 상대방 불요 |
| 성적 목적 | 성적 욕망 유발·만족 목적 필요 | 불요 | 불요 |
같은 게시글이라도 불특정 다수를 향한 글인지, 특정인을 겨냥해 도달하게 한 글인지에 따라 적용 법조가 달라집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이 중요한 이유도 ‘SNS 공개 게시글’과 ‘특정인에 대한 도달’의 경계를 다뤘기 때문입니다.
성립 요건 4가지
- 성적 욕망의 유발·만족 목적: 직접적인 성행위 관련 욕망뿐 아니라, 상대방을 성적으로 비하하거나 조롱해 심리적 만족을 얻으려는 욕망도 포함됩니다. 분노 감정과 결합되어 있어도 무방하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입니다(대법원 2018. 9. 13. 선고 2018도9775 판결).
- 통신매체의 이용: 전화, 문자, 이메일, 메신저, 온라인 게임 채팅, SNS 등 통신매체를 이용해야 합니다.
- 성적 수치심·혐오감을 일으키는 표현물: 말, 음향, 글, 그림, 영상, 물건이 대상입니다. 노골적 음란물이 아니어도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표현이면 해당할 수 있습니다.
-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할 것: 이번 판결의 쟁점입니다. 아래에서 자세히 살펴봅니다.
대법원이 본 통신매체이용음란죄의 ‘도달’ 기준
도달의 의미: 실제 확인이 아니라 ‘인식 가능한 상태’
대법원은 ‘도달하게 한다’는 것을 상대방이 표현물을 직접 접하는 경우뿐 아니라, 상대방이 이를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 두는 것까지 포함하는 개념으로 봅니다. 행위자가 통신매체를 통해 보낸 표현물을 상대방이 별다른 제한 없이 접할 수 있는 상태에 두었다면, 상대방이 실제로 그 내용을 인식하거나 확인했는지와 관계없이 도달이 인정될 수 있다는 취지입니다(대법원 2025. 8. 14. 선고 2025도986 판결).
SNS 멘션 사건의 사실관계와 판단
이 사건 피고인은 트위터(현 X)에서 피해자와 댓글로 다투던 중 피해자가 자신의 계정을 차단하자, 자기 계정 게시 공간에 피해자를 겨냥한 성적 혐오감 유발 게시글을 올리면서 ‘@’ 뒤에 피해자 계정을 표기하는 멘션 기능을 사용했습니다. 원심은 차단으로 인해 게시글이 피해자에게 전달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무죄로 봤지만, 대법원은 다음 사정을 들어 도달을 인정하고 원심을 파기환송했습니다.
- 게시 형식: 단순히 자기 계정에 글을 쓴 것이 아니라, 멘션 기능으로 피해자를 특정해 지목했습니다.
- 게시 내용: 오로지 피해자만을 겨냥한 악의적·공격적 내용이었습니다.
- 멘션 기능의 의미: SNS 이용자들 사이에서 멘션은 특정 상대방에게 글을 전달·통지하는 기능으로 이해됩니다.
즉 멘션을 활용한 게시로 피해자가 게시글을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 놓였다고 본 것입니다.
함께 알아둘 도달 인정 판례
- 인터넷 링크 전송: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사진 등이 담긴 웹페이지 링크를 보낸 행위도, 상대방이 링크를 통해 별다른 제한 없이 그 내용에 접할 수 있는 상태에 놓였다면 도달에 해당합니다(대법원 2017. 6. 8. 선고 2016도21389 판결).
- 성적 욕망의 범위: 헤어진 연인에게 특정 신체 부위를 조롱하는 문자를 반복 전송한 사안에서, 상대방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어 심리적 만족을 얻으려는 욕망도 ‘성적 욕망’에 포함된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18. 9. 13. 선고 2018도9775 판결).
직접 전송에서 링크 전송, 그리고 SNS 멘션까지 도달의 인정 범위가 통신 환경 변화에 맞춰 넓어져 온 흐름입니다. “직접 보내지 않았으니 괜찮다”는 판단은 더 이상 안전하지 않습니다.
통신매체이용음란죄 처벌 수위와 양형기준
통신매체이용음란죄의 법정형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성폭력처벌법 제13조).
양형기준 권고 형량
대법원 양형위원회 디지털 성범죄 양형기준은 통신매체이용음란을 별도 유형으로 두고 다음과 같이 권고합니다.
| 유형 | 감경 영역 | 기본 영역 | 가중 영역 |
|---|---|---|---|
| 통신매체이용음란 | 징역 6월 이하 | 징역 4월 ~ 10월 | 징역 8월 ~ 1년 6월 |
특별감경인자로는 범행 가담에 특히 참작할 사유가 있는 경우, 실제 피해가 경미한 경우(도달한 표현물의 성적 수치심·혐오감 유발 정도가 경미한 경우) 등이 있고, 특별가중인자로는 불특정·다수 피해자 대상 또는 상당 기간 반복 범행, 범행에 취약한 피해자, 피해자에게 심각한 피해를 야기한 경우 등이 있습니다. 처벌불원, 형사처벌 전력 없음, 진지한 반성은 양형과 집행유예 판단에서 유리한 사유로 고려됩니다.
유죄 시 따라오는 부수 처분
| 구분 | 내용 |
|---|---|
| 신상정보 등록 | 통신매체이용음란죄는 벌금형이 선고된 경우 신상정보 등록 대상에서 제외됩니다(성폭력처벌법 제42조 제1항). 징역형이나 집행유예가 확정되면 등록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벌금형까지 일률 등록하도록 했던 과거 조항은 헌법재판소 위헌결정(2015헌마688)으로 개정됐습니다. |
| 수강명령·이수명령 | 법원이 유죄판결(선고유예 제외)을 선고하거나 약식명령을 고지하는 경우 500시간 범위에서 재범예방 수강명령 또는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을 병과하는 것이 원칙입니다(성폭력처벌법 제16조).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예외가 인정됩니다. |
| 취업제한 | 성범죄로 형 또는 치료감호가 확정되면 법원은 판결과 동시에 일정 기간(최대 10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에 대한 취업제한 명령을 선고할 수 있습니다(청소년성보호법 제56조). 재범 위험성이 현저히 낮은 경우 등에는 면제될 수 있습니다. |
정리하면, 벌금형이 선고되면 신상정보 등록은 피할 수 있지만 이수명령·취업제한 명령은 별도로 문제될 수 있고, 징역형(집행유예 포함)이 확정되면 신상정보 등록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어떤 형태의 선고를 받느냐가 이후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초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혐의 단계별 대응·소명 핵심 포인트
- 성적 목적의 존부: 성적 욕망 유발·만족 목적이 없었다는 점은 대화의 전체 맥락, 표현의 경위, 당사자 관계 등 객관적 자료로 소명해야 합니다. 다만 판례상 조롱·비하를 통한 심리적 만족도 성적 욕망에 포함되므로, “성적 의도가 아니라 화가 나서 한 말”이라는 해명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 도달 여부: 게시글의 공개 범위, 멘션·태그 사용 여부, 상대방 특정성 등 기술적 사실관계에 따라 도달 인정 여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게시 방식과 플랫폼 기능에 대한 정확한 사실 정리가 필요합니다.
- 표현물의 성격: 문제 된 표현이 성적 수치심·혐오감을 일으키는 정도에 이르는지는 일반적·평균적 사람을 기준으로 전체 맥락에서 판단됩니다. 표현의 전후 맥락을 담은 대화 전체 자료를 확보해야 합니다.
- 증거 보전: SNS 게시글·메시지는 삭제·수정이 쉬워 수사기관은 초기에 확보한 캡처·로그를 중심으로 판단합니다. 유리한 맥락 자료도 삭제되기 전에 보전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 피해자와의 합의: 통신매체이용음란죄는 피해자의 처벌불원 의사가 양형에 의미 있게 반영될 수 있습니다. 다만 무리한 직접 접촉은 2차 가해 논란을 낳을 수 있어 변호인을 통한 절차가 안전합니다.
조사 대비 준비 자료와 절차
| 단계 | 확인·준비 사항 | 자료 예시 |
|---|---|---|
| 사실관계 정리 | 게시·전송 경위, 공개 범위, 멘션·태그 사용 여부, 당사자 관계 | 대화 전체 캡처, 게시글 원본, 계정 설정 화면 |
| 경찰 조사 대비 | 진술 방향 사전 점검, 표현의 맥락 소명 준비 | 시간순 사실관계 정리서, 관련 게시글 전후 맥락 자료 |
| 성적 목적 다툼 | 대화의 발단·경위, 분쟁의 성격 소명 | 분쟁 원인 관련 자료(거래·언쟁 내역 등) |
| 합의·양형 대비 | 처벌불원서 확보 절차, 반성·재발방지 자료 | 합의서·처벌불원서, 반성문, 성교육 이수 내역 |
자주 묻는 질문
Q. 상대방이 제 계정을 차단해서 글을 못 봤는데도 통신매체이용음란죄가 되나요?
가능성이 있습니다. 대법원은 상대방이 실제로 내용을 확인했는지가 아니라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 놓였는지를 기준으로 도달을 판단합니다. 멘션으로 상대방을 특정해 게시했다면 차단 여부와 무관하게 도달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다만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Q. 직접 메시지를 보낸 게 아니라 제 SNS에 올린 글인데도 처벌되나요?
단순히 자기 계정에 글을 올린 것과 특정인을 멘션·태그로 지목해 올린 것은 법적 평가가 다릅니다. 후자는 상대방에게 글을 전달·통지하는 기능을 사용한 것으로 평가되어 도달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Q. 음란한 표현이 아니라 외모나 신체를 조롱한 말인데도 해당하나요?
해당할 수 있습니다. 판례는 상대방을 성적으로 비하·조롱해 심리적 만족을 얻으려는 욕망도 ‘성적 욕망’에 포함된다고 봅니다. 노골적 음란 표현이 아니어도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표현이면 성립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Q. 통신매체이용음란죄로 벌금형을 받으면 신상정보가 등록되나요?
벌금형이 선고된 경우에는 신상정보 등록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다만 징역형(집행유예 포함)이 선고되면 등록 대상이 될 수 있으므로, 선고 형태가 갖는 의미가 큽니다. 구체적 요건은 사건별로 확인이 필요합니다.
Q. 상대방과 합의하면 처벌받지 않나요?
통신매체이용음란죄는 피해자의 고소가 없어도 수사·처벌이 가능한 범죄입니다. 합의와 처벌불원 의사는 양형에 유리한 사정으로 고려될 수 있지만, 그 자체로 불기소나 무죄가 보장되지는 않습니다.
정리: 통신매체이용음란 혐의, 초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이번 대법원 판결로 SNS 멘션처럼 간접적인 방식도 ‘도달’로 인정될 수 있다는 점이 분명해졌습니다. 온라인 언쟁 중의 우발적 게시글이라도 멘션·태그로 상대방을 특정했다면 통신매체이용음란죄 수사로 이어질 수 있고, 반대로 혐의를 받는 입장에서는 성적 목적·도달·표현물의 성격이라는 요건별로 다툴 지점이 있는지 정밀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법무법인 온강은 성범죄 사건을 다뤄 온 변호사들이 사건 초기부터 다음과 같이 조력합니다.
- 요건별 법리 검토: 성적 목적의 존부, 도달 해당 여부, 표현물의 성격에 대한 판례 기준 대조와 변론
- 디지털 증거 조력: 게시글·대화 맥락 자료의 보전과 정리를 통한 사실관계 소명
- 조사 동행·진술 조력: 경찰 조사 단계에서의 진술 방향 점검과 동석
- 합의·양형 변론: 변호인을 통한 안전한 합의 절차 진행과 양형 자료 구성
통신매체이용음란 혐의로 조사를 앞두고 있거나 피해를 입으셨다면, 게시글이 삭제되기 전 사건 초기 단계에서 대응 방향을 점검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