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기 사건에서 업무방해죄까지 함께 문제되면, 두 죄가 하나로 합쳐져 처벌되는지 아니면 따로따로 더해져 처벌되는지가 형량에 큰 영향을 줍니다.
2025년 9월 25일 대법원은 사기와 업무방해, 이 문제를 다시 한 번 명확히 정리한 판결을 내놓았습니다.
은행 대출을 받기 위해 허위 자료를 제출하고 심사 업무를 방해한 사안에서, 대법원은 사기죄와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를 각각 별개의 범죄로 인정한 원심을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이번 판결(2024도18174)을 통해 죄수 판단 기준과 실무적 의미를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3줄 요약
- 대법원은 사기죄와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가 보호법익과 구성요건을 달리하므로 별개의 범죄로 보아 실체적 경합범이 성립한다고 판단했습니다.
- 대출금 편취 과정에서 은행의 대출 심사 업무를 방해한 행위는 사기죄에 흡수되는 불가벌적 수반행위가 아니라, 독립된 법익을 침해한 별도의 범죄로 평가됩니다.
- 양형부당은 사형·무기·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상고이유가 될 수 있어,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는 상고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사건 개요
피고인은 은행 대출을 받기 위해 일련의 허위 자료를 제출하고 기망 행위를 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은행의 대출 심사 업무와 대출금 환수 심사 업무가 함께 방해받았다는 점이 문제 되었습니다.
1심과 원심(울산지방법원 2024. 10. 31. 선고 2024노800 판결)은 사기죄와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두 죄를 실체적 경합관계로 판단했습니다.
피고인은 이에 불복해 죄수 판단과 양형이 부당하다는 취지로 대법원에 상고했습니다.
대법원이 사기죄와 업무방해죄를 별개 범죄로 본 이유
대법원은 사기죄와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가 구성요건과 보호법익을 달리한다는 점을 근거로 두 죄를 별개의 범죄로 판단했습니다.
사기죄의 성립에 일반적·전형적으로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행위가 수반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함께 지적했습니다.
특히 이 사건처럼 대출금 교부를 전후해 이루어진 일련의 위계행위로 은행의 대출 심사 및 대출금 환수 심사라는 전반적인 업무 자체를 방해한 경우, 그 위계행위는 대출금을 편취한 사기죄에 비해 별도로 고려하지 않아도 될 만큼 경미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즉 은행의 대출 심사 업무라는 독립된 법익이 사기 범행과 별도로 침해되었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이에 따라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행위는 사기죄의 불가벌적 수반행위나 불가벌적 사후행위가 아니라 별개의 범죄를 구성하며, 두 죄는 실체적 경합관계에 있다고 결론지었습니다.
불가벌적 수반행위와 실체적 경합범의 차이
| 구분 | 의미 | 처벌 |
|---|---|---|
| 불가벌적 수반행위 | 주된 범죄 실행에 일반적·전형적으로 따라붙는 경미한 부수 행위 | 주된 범죄에 흡수되어 별도로 처벌되지 않음 |
| 실체적 경합범(형법 제37조) | 독립된 보호법익을 각각 침해하는 별개의 범죄가 함께 성립하는 경우 | 각 죄에 대해 형을 가중하여 처벌(경합범 가중) |
이 판결이 실무적으로 의미하는 것
이 판결의 실무적 의미는 사기 범행 과정에서 발생한 업무방해가 항상 사기죄에 흡수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다시 확인했다는 데 있습니다.
대출·보조금·각종 심사 절차를 이용한 사기 사건에서, 심사 기관의 업무 자체를 방해했다고 평가될 정도의 위계행위가 있었다면 사기죄와 업무방해죄가 함께 인정되어 형량이 더 무거워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유형의 사건에서는 기망행위 자체뿐 아니라, 그 과정에서 상대 기관의 업무를 얼마나 방해했는지도 별도의 쟁점으로 다퉈야 합니다.
업무방해 혐의 자체가 문제 되는 사안의 대응 방향은 정당한 보수 요구가 스토킹·업무방해로 고소됐다면? 검사출신 변호사가 알려주는 불송치 대응법에서 참고할 수 있습니다.
양형부당 주장이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 이유
대법원은 원심의 양형판단에 재량권 일탈이 있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따르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이유로 상고할 수 있습니다 «확인 필요».
이 사건 피고인에게는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되었기 때문에, 형이 너무 무겁다는 취지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사기 사건에서 실형 위기에 놓인 경우 양형 요소를 어떻게 다퉈야 하는지는 사기죄 형량 결정의 핵심 기준, 실형 위기에서 선처를 이끌어내는 법리적 대응에서 다룹니다.
사기죄 성립요건 전반은 사기죄 성립요건과 처벌 총정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판결문 전문
아래는 대법원 2025. 9. 25. 선고 2024도18174 판결 전문입니다. 원문을 그대로 옮겼습니다.
대 법 원
제 2 부
판 결사 건 2024도18174 사기, 업무방해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원 심 판 결 울산지방법원 2024. 10. 31. 선고 2024노800 판결
판 결 선 고 2025. 9. 25.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다음 제출된 서면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에서)를 판단한다.
1. 죄수에 관한 상고이유에 관하여
사기죄와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는 그 구성요건과 보호법익을 달리하고 있고, 사기죄의 성립에 일반적·전형적으로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행위가 수반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이 사건과 같이 행위자가 대출금 교부를 전후하여 이루어진 일련의 위계행위를 통해 피해자 은행의 대출 심사 및 대출금 환수 여부 심사 등에 관한 전반적인 업무를 방해한 경우,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행위가 피해자 은행의 대출 담당 직원을 기망하여 대출금을 교부받은 사기죄에 비하여 별도로 고려되지 않을 만큼 경미한 것이라고 할 수 없고, 사기 범행과 별도로 업무방해죄가 보호하는 새로운 법익을 침해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행위는 사기죄의 불가벌적 수반행위 또는 불가벌적 사후행위가 되는 것이 아니라 별개의 범죄를 구성한다.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사기죄와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를 실체적 경합관계에 있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사기죄와 업무방해죄의 죄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2.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하여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업무방해죄의 성립,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원심의 양형판단에 재량권을 일탈한 위법,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를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위법이 있다는 취지의 주장은 결국 양형부당 주장에 해당한다. 그런데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가 허용된다. 피고인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자주 묻는 질문
이 판결과 관련해 자주 나오는 질문을 정리했습니다.
Q. 사기죄와 업무방해죄가 함께 인정되면 형량은 어떻게 정해지나요?
두 죄가 실체적 경합범으로 인정되면 형법 제37조에 따라 각 죄에 정한 형 중 가장 무거운 죄의 형에 다른 죄의 형을 일정 범위에서 가중해 처벌합니다. 하나의 죄로 흡수되는 경우보다 형량이 무거워질 수 있습니다.
Q.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란 무엇인가요?
상대방을 속이거나 오인·부지를 이용해 정상적인 업무 수행을 방해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허위 자료 제출로 은행의 대출 심사 업무를 방해한 것이 여기에 해당했습니다.
Q. 사기 범행 중에 발생한 업무방해는 항상 사기죄에 흡수되나요?
아니요. 이 판결처럼 업무방해행위가 독립된 법익을 침해할 정도로 평가되면 불가벌적 수반행위로 보지 않고 별개의 범죄로 인정합니다. 흡수 여부는 사안별로 판단됩니다.
Q. 대법원에 양형부당을 이유로 상고할 수 있는 경우는 언제인가요?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따라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상고이유로 삼을 수 있습니다.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사건은 양형부당만으로는 상고가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정리: 사기와 업무방해, 별개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이번 판결은 사기죄와 업무방해죄가 함께 문제되는 사건에서 두 죄가 하나로 흡수되지 않고 각각 처벌될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확인했습니다.
대출이나 각종 심사 절차와 관련된 사기 사건에서는 기망행위뿐 아니라 업무방해 성립 여부까지 함께 검토해야 형량 예측이 정확해집니다.
다만 죄수 판단과 경합범 적용 여부는 사건의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사기와 업무방해가 함께 문제되는 사건이라면, 초기에 법리적 쟁점을 정리해 대응 방향을 검토해 보시기 바랍니다.
*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특정 사건의 결과를 예측하거나 보장하지 않습니다. 구체적 사안은 개별 상담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