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발각됐고, 같은 공간에서의 전력도 있었습니다. 다툴 여지가 없는 사건에서 변호인이 무엇을 하는지, 이 사건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의뢰인과 관련자의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해 인적사항과 일부 정황을 재구성했습니다. 온강이 실제로 취한 조력의 핵심 논리는 그대로 담았습니다.
■ 사건 개요
의뢰인은 지하철에서 휴대폰으로 여성들의 하체 부위를 촬영하다가 지하철수사대 수사관에게 현장에서 발각됐습니다.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 혐의로 입건됐고, 범행이 현장에서 확인된 이상 혐의 자체를 다툴 수 있는 사건이 아니었습니다.
문제는 형량이었습니다. 의뢰인의 직장 취업규칙은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으면 퇴직하도록 정하고 있었습니다. 벌금형을 넘는 순간 일자리를 잃고, 여러 명의 부양가족이 함께 흔들리는 상황이었습니다.
사정은 무거웠습니다. 가방에 휴대폰을 넣어 피해자의 치마 속으로 들이미는 방식이어서 죄질에 대한 평가가 좋을 수 없었고, 지하철 내 강제추행으로 기소유예를 받은 전력도 있었습니다. 피해자들의 신원이 특정되지 않아 합의는 시도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 온강 변호인단의 전략
혐의를 다툴 수 없다면, 재판부에 보여드릴 것은 선고 이후의 삶입니다. 변호인단은 처음부터 양형에 모든 힘을 실었습니다.
첫 번째는, 말이 아니라 기록으로 남는 양형자료를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의뢰인에게 정신과 진료를 적극적으로 받게 하고, 성교육을 이수하게 했습니다. 피해자에게 직접 사죄할 길이 없었기에 여성단체 기부를 진행했고, 부양가족 현황도 구체적으로 확인해 정리했습니다. 반성한다는 문장 한 줄보다, 실제로 움직인 흔적이 재판부를 설득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둘째는, 재판부의 부정적 심증을 의견서로 되돌리는 일이었습니다.
재판장은 공판기일에 행위 방식과 공공장소 추행 전력을 보고 선처가 곤란하다고 언급하기까지 했습니다. 변호인단은 의견서로 꾸준한 정신과 진료를 통해 재범 위험성이 낮아지고 있다는 점, 피해자와 합의하고자 하나 신원이 파악되지 않아 사죄하는 마음으로 여성단체에 기부한 점, 벌금형을 초과하면 퇴직으로 부양가족의 생계가 곤란해지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셋째는, 공판이 끝난 뒤에도 손을 놓지 않는 일이었습니다.
선고 전까지 회사 취업규칙, 정신과 최근 치료 현황 같은 자료를 추가로 제출해 같은 사정을 다시 뒷받침했습니다. 법정에서 한 번 말한 사정도, 문서로 확인될 때 무게가 달라집니다.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불법촬영은 피해자에게 깊은 상처를 남기는 범죄이고, 저지른 잘못에는 마땅히 처벌이 따라야 합니다. 이 사건의 조력은 처벌을 피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책임을 지면서도 치료와 생계가 무너지지 않는 수준의 형을 구하는 일이었습니다.
합의가 불가능한 사건에도, 책임을 다하는 방법은 남아 있습니다.
■ 결과
법원은 공공장소에서의 추행 전력, 좋지 않은 죄질,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점 등 불리한 정상을 짚으면서도 의뢰인에게 벌금형을 선고했습니다.
벌금형도 유죄이고, 처벌입니다. 다만 금고 이상의 형과 벌금형 사이에는 직장과 부양가족의 생계라는 경계선이 있었고, 의뢰인은 그 선 안에서 책임을 지게 됐습니다.
현장에서 발각된 불법촬영 사건은 혐의를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도 수사 초기를 부인과 침묵으로 흘려보내다가, 재판이 임박해서야 반성문 몇 장으로 선처를 구하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이 사건이 벌금형으로 마무리된 것은 의뢰인이 초기부터 치료와 기부, 교육 이수를 실제로 행동에 옮겼고, 취업규칙과 부양가족이라는 구체적인 사정이 자료로 증명됐기 때문입니다. 전력의 내용, 행위 방식, 재판부의 판단에 따라 같은 죄명이라도 결과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지금 어느 단계에 있든, 무엇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인지부터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온강 변호인단은 그 시간을 어떻게 쓸지부터 함께 정리하겠습니다.
※ 본 사례는 실제 수행한 사건을 바탕으로 하되, 의뢰인과 관련자 모두 신원이 특정될 수 있는 정보는 제외하고 작성하였습니다. 개별 사건의 결과는 사실관계와 증거관계에 따라 달라지며, 이 사건의 결과가 유사한 사건의 결과를 담보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