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간도 아니고 강제추행도 아니라는 죄명. 유사강간죄로 조사를 받게 된 분들이 처음 마주하는 당혹감은 대부분 여기서 시작됩니다.
“유사”라는 말 때문에 강간보다 한참 가벼운 죄로 오해하기 쉽지만, 유사강간죄는 벌금형이 아예 없고 형의 하한이 정해져 있는, 결코 가볍지 않은 죄명입니다.
성립요건부터 처벌 구조, 강제추행과의 경계, 사건 유형별 대응 방향까지 — 유사강간죄에 관해 알아야 할 것을 이 글 하나에 정리했습니다.
3줄 요약
- 유사강간죄는 폭행·협박으로 구강·항문 등 신체 내부에 성기를 넣거나, 성기·항문에 신체 일부·도구를 넣는 행위에 성립하며, 법정형은 2년 이상의 유기징역입니다.
- 강제추행죄와 달리 벌금형이 없어 죄명 하나로 결과의 폭이 완전히 달라지므로, 행위의 경계 자체가 핵심 다툼이 됩니다.
- 하한이 2년이라 집행유예의 문은 열려 있지만 자동으로 주어지지 않으며, 초기의 쟁점 설계와 피해 회복 준비가 결과를 가릅니다.
유사강간죄란 어떤 죄인가요?
폭행 또는 협박으로, 구강·항문 등 신체(성기 제외) 내부에 성기를 넣거나, 성기·항문에 성기를 제외한 신체 일부 또는 도구를 넣는 행위를 처벌하는 죄입니다(형법 제297조의2).
원래 이런 행위는 강제추행으로 다뤄졌습니다. 그런데 침해의 정도가 일반적인 추행과 다르다는 문제의식에서, 2013년부터 시행된 형법 개정으로 독립된 죄명이 만들어졌습니다.
강간(간음)에는 못 미치지만 추행보다는 무겁게 — 두 죄명 사이에 자리 잡은 죄가 유사강간입니다.
“유사”는 가볍다는 뜻이 아니라, 강간에 준한다는 뜻에 가깝습니다.
법정형 구조를 보면 분명해집니다.
강간·유사강간·강제추행, 한눈에 비교하면
세 죄명은 행위의 내용으로 갈리고, 법정형의 구조가 전부 다릅니다.
| 구분 | 강간죄 | 유사강간죄 | 강제추행죄 |
|---|---|---|---|
| 조문 | 형법 제297조 | 형법 제297조의2 | 형법 제298조 |
| 행위 | 간음(성기 삽입) | 구강·항문 등에 성기 삽입, 성기·항문에 신체 일부·도구 삽입 | 그 외의 성적 접촉(추행) |
| 법정형 | 3년 이상 유기징역 | 2년 이상 유기징역 | 10년 이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 벌금 |
| 벌금형 | 없음 | 없음 | 있음 |
| 주요 쟁점 | 강제성·동의 | 행위의 경계 + 강제성 | 추행 해당성·기습추행 |
표에서 보이듯 유사강간과 강제추행 사이에는 벌금형의 유무라는 실질적인 절벽이 있습니다.
어떤 행위부터 죄명이 바뀌는지, 죄명 변경 국면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아래 글에서 깊게 다뤘습니다.
세 죄명을 포함한 성폭력범죄 전체의 체계는 대표글 [강간과 강제추행, 그리고 그 사이의 죄명들 — 성폭력범죄 유형별 처벌과 대응 총정리] 에서 정리했습니다.
성립요건은 어떻게 나뉘나요?
세 층위로 나눠 봐야 합니다.
행위 — 조문이 정한 삽입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기서 강간·강제추행과의 경계가 정해지므로, 공소사실의 행위 특정이 정확한지가 첫 번째 점검 대상입니다.
수단 — 폭행·협박이 있었는지. 대법원이 전원합의체 판결로 폭행·협박의 정도 기준을 완화한 이후, “심하게 저항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다툼의 무게중심은 당시 상황 전체의 재구성으로 옮겨왔습니다.
증거 — 위 두 가지를 무엇으로 증명·반박하는지. 성범죄 사건은 피해자 진술이 중심 증거가 되는 경우가 많아, 진술의 일관성·구체성을 메시지·동선·전후 정황과 대조하는 작업이 실제 승부처입니다.
층위별 상세 내용과 증거 다툼의 방법은 아래 글에서 다뤘습니다.
처벌 수위와 집행유예 — 구조로 이해하기
법정형은 2년 이상의 유기징역입니다.
상한이 아니라 하한이 정해진 구조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집행유예는 3년 이하의 징역을 선고할 때 가능하므로(형법 제62조), 하한 2년인 유사강간은 산술적으로 집행유예가 열려 있는 죄명입니다.
하한이 7년이라 감경 없이는 집행유예가 막히는 특수강간과 대비되는 지점입니다.
다만 열려 있다는 것과 받을 수 있다는 것은 다릅니다.
실제 선고형은 양형기준에 따라 피해 회복 여부, 사건 경위, 범행 후 정황 등을 반영해 정해지고, 실형이 선고되는 사건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무엇이 판단을 가르는지는 아래 글에서 정리했습니다.
죄명이 더 무거워지는 경우
기본형 외에, 사정에 따라 적용 법률이 달라지는 유형들이 있습니다.
- 상대방의 상태를 이용한 경우 — 폭행·협박 없이 심신상실·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했다면 준유사강간이 검토됩니다(형법 제299조). 술자리 사건에서 자주 문제되는 구조로, 준강간죄 성립요건과 처벌, 블랙아웃 쟁점까지 총정리에서 판단 기준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흉기 휴대·2인 이상 합동 — 성폭력처벌법이 적용되어 법정형이 크게 올라갑니다. 구조는 [특수강간죄 합동 성립요건과 처벌 수위 총정리]와 같은 틀입니다.
- 피해자가 아동·청소년이거나 장애인인 경우 — 아청법·성폭력처벌법의 가중 규정이 검토됩니다. 판단 구조는 [의제강간죄·장애인성폭력 처벌 수위와 항거불능 판단기준 총정리]에서 다뤘습니다.
(H2) 유죄가 되면 형벌로 끝나지 않습니다
성폭력범죄의 공통 구조입니다. 유죄가 확정되면 신상정보 등록 대상이 될 수 있고, 사안에 따라 취업제한 명령,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이 함께 선고될 수 있습니다.
집행유예를 받아도 이 부수처분들은 별도로 문제됩니다. 어떤 처분이 언제까지 이어지는지는 신상정보 등록 대상과 기간, 유죄 판결 뒤 따라오는 것들에서 확인해 두시기 바랍니다.
또 하나 — 성범죄는 친고죄가 아니므로, 피해자가 고소를 취하해도 수사는 그대로 진행됩니다. 합의는 사건을 끝내는 수단이 아니라 처분·양형에 반영되는 사정입니다.
사건 유형별 대응 방향
방향은 크게 둘로 갈리고, 준비할 것이 완전히 다릅니다.
| 구분 | 부인하는 사건 | 인정하는 사건 |
|---|---|---|
| 핵심 목표 | 불송치·무혐의·무죄 / 죄명 축소 | 기소 단계 선처·집행유예 |
| 다투는 지점 | 행위의 경계, 강제성, 진술 신빙성 | 피해 회복, 경위 소명, 재범 방지 |
| 준비할 자료 | 메시지·동선·전후 정황 등 객관적 자료 | 합의·공탁, 반성 자료, 성행 개선 자료 |
| 가장 흔한 실수 | 자료 삭제, 진술 번복, 피해자 직접 연락 | 뒤늦은 합의 시도, 형식적 반성문 |
| 골든타임 | 첫 경찰 조사 전 | 수사 초기 ~ 검찰 단계 |
어느 방향이든 공통 원칙이 둘 있습니다. 피해자에게 직접 연락하지 말 것 — 그 연락 자체가 2차 가해 주장의 근거가 됩니다. 그리고 첫 진술을 설계하고 들어갈 것 — 진술 번복은 방향과 무관하게 사건을 악화시킵니다.
조사 전에 확인할 것들은 강제추행 혐의를 받았을 때 경찰조사 전 확인할 절차와 대응 원칙에 단계별로 정리되어 있습니다. 무죄를 다투는 사건의 요건은 성폭행 무죄 주장을 위한 요건을 함께 보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H3) Q. “유사강간”이면 강간보다 훨씬 가벼운 것 아닌가요?
법정형 하한이 강간(3년)보다 1년 낮을 뿐, 벌금형이 없고 부수처분이 따라오는 구조는 동일합니다. “유사”라는 명칭 때문에 대응을 가볍게 시작했다가 국면이 기운 뒤에 찾아오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Q. 강제추행으로 조사받다가 유사강간으로 바뀔 수 있나요?
있습니다. 피해자 진술이 구체화되면서 죄명이 바뀌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반대 방향의 정리도 가능하므로, 진술과 객관적 자료의 대조를 초기에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미수에 그쳤어도 처벌되나요?
처벌됩니다(형법 제300조). 다만 미수는 법률상 감경 사유가 되어 형의 범위와 집행유예 가능성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Q. 초범이고 합의도 했습니다. 선처를 기대해도 되나요?
초범과 합의는 모두 의미 있는 양형 사정이지만, 결과를 보장하는 요소는 아닙니다. 사건 경위와 범행 후 정황까지 종합해 판단되므로, 남은 절차에서 무엇을 쌓을지 변호인과 설계하시기 바랍니다.
정리하며
유사강간죄는 강간과 강제추행 사이에서 행위의 경계, 강제성, 증거라는 세 개의 다툼이 겹치는 죄명입니다.
벌금형이 없는 구조 때문에 죄명 판단 하나가 결과의 폭을 정하고, 하한 2년의 구조 때문에 초기 준비가 집행유예의 가능성을 정합니다. 어느 쪽이든 시간이 지날수록 선택지는 줄어듭니다.
혐의 통보를 받으셨다면, 첫 조사 전에 내 사건의 다툼이 어느 층위에 있는지부터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법무법인 온강은 죄명 판단부터 조사 대응, 양형 준비까지 사건 초기의 설계를 함께하고 있습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안은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